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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의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실지 차를 마실지 고민하고, 옷장 앞에서 어떤 옷을 입을지 결정하며, 길을 걸으며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선택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결정들이 모두 ‘나의 자유의지’에서 비롯되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혹시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들이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리는 단지 그것을 ‘선택했다’고 믿도록 설계된 존재이지 않을까요?

 

 

현대 신경과학에서는 우리의 결정이 실제로는 뇌에서 먼저 이루어지고, 우리는 그 후에야 그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 자유로운 존재일까요, 아니면 자유롭다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2가지 입장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입장 – 우리는 기계에 불과한가?

 

 

대부분의 환원주의자들은 자유의지를 부정합니다. 여기서 환원주의란 복잡한 현상을 좀 더 작은 요소로 설명하려는 접근 방식입니다. 즉, 인간의 생각과 감정, 선택같은 복잡한 현상까지도 좀 더 작은 요소인 신경 신호와 화학 작용의 단순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환원주의자들은 사랑이라는 감정도 호르몬과 뉴런의 상호작용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도 결국 뉴런의 전기 신호가 만들어내는 자동 반응일 뿐입니다. 마치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반응하는 것처럼, 우리의 선택도 외부 자극이 일어나서 자동적으로 반응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죠.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가 배가 고플 때 음식이 맛있어 보이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몸이 본능적으로 피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모두 뇌의 신경 작용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행동은 모두 자동적인 반응에 불과이며 자유의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론: 우리의 선택은 단순한 신경 신호의 반응일 뿐이며, 자유의지는 착각일 수 있습니다.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입장 – 인간은 기계 그 이상이다

 

 

반대로 창발론자들은 자유의지를 지지합니다. 창발론이란 작은 요소 여럿이 모였을 때, 작은 요소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현상이 생긴다는 접근 방식입니다. 환원주의와는 반대죠? 복잡한 현상을 더 작은 요소로 설명하려는 환원주의와는 대비됩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창발론의 대표적인 예시

💧 물(H₂O) 분자와 습기

  • 물 분자 하나에는 ‘젖음(Wetness)’이라는 성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H₂O 분자가 모이면 ‘젖음’이라는 새로운 특성이 나타납니다. 과연 환원주의자들이 이 젖음이라는 특성을 물 분자 하나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생명의 탄생

  • 다양한 분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하면 스스로 복제하고 성장하는 생명체가 됩니다. 이는 그 개별 분자들에게는 없던 특성이죠.

결론: 뉴런 개별로 보면 단순한 신경 신호일 뿐이지만, 뉴런 수조개가 모이면 ‘자유의지’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뉴런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개념이죠. 모든 것을 작은 요소(뉴런)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자들의 말과는 대비됩니다. 그러므로 자유의지라는 개념은 실제로 존재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안 존재하는가?

 

두 가지 관점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뜨겁고, 현재까지 이렇다 할 합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뛰어난 학자들이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저 역시 무엇이 진실이라고 독자님들께 확실하게 대답하기는 힘들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이 진실인지 반드시 가려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환원주의와 창발론 모두 상황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 환원주의의 장점

✅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줌.

✅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에서 실험적 검증이 가능함.

✅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여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데 활용됨.

 

 

 

🔹 창발론의 장점

✅ 자유의지와 도덕적 책임을 설명하는 데 유리함.

✅ 법과 윤리 체계의 근거를 제공함.

✅ 더 의미있고 통제감 있게 살아갈 수 있음.

 

 

그러므로 저는 여러분들이 "자유의지가 존재할까? 안 존재할까?"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유의지가 없다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구나", "반대로 자유의지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식으로 필요한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결론: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면 환원주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는 이 두 가지 관점을 모두 활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